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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밥 얼려 뒀다 데워 먹으면, 혈당이 덜 오를까?

식혔다 데운 밥은 갓 지은 밥보다 혈당이 조금 덜 오를 수 있지만, 연구마다 결과가 엇갈렸고 차이도 작았어요. 밥이 식으면 소화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조금 생기고 데워도 다 사라지진 않지만, 한 공기에서 그 양은 아주 적어요. 남은 밥은 한 공기씩 나눠 얼리고 먹는 양부터 지키세요. 인슐린을 쓰는 분은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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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한 솥 지으면 남은 밥은 한 공기씩 담아 냉동실에 넣어 두죠. 그런데 요즘 "식은 밥이나 얼렸다 데운 밥은 혈당을 덜 올린다"는 말이 자주 들려요. 정말이라면 같은 밥을 먹고도 이득을 보는 셈이라 솔깃해요. 한편 "다시 데우면 도로 원래대로"라는 말도 있어요. 오늘은 밥을 식히고 얼리고 데우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기는지, 실제 차이는 얼마나 되는지 알아볼게요.

밥이 식으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밥의 대부분은 전분이에요. 갓 지은 밥 속 전분은 물을 먹고 느슨하게 풀어져 있어서, 몸이 금방 잘게 쪼개 포도당으로 바꿔요. 그런데 밥이 식으면 풀어졌던 전분 일부가 다시 촘촘하게 뭉쳐요. 이렇게 뭉친 부분은 소화 효소가 파고들기 어려워요.

소화 안 되는 전분(저항성 전분) — 작은창자에서 소화되지 않고 큰창자까지 내려가는 전분이에요. 포도당으로 바뀌어 피로 들어가는 몫이 그만큼 줄어요.

인도네시아 연구팀이 밥솥으로 지은 밥을 세 가지로 나눠 소화 안 되는 전분을 재 봤어요. 갓 지은 밥은 100g에 0.64g, 실온에 10시간 둔 밥은 1.30g, 냉장고에 하루 두었다가 다시 데운 밥은 1.65g이었어요. 식혔다 데운 밥이 갓 지은 밥의 2.5배쯤 돼요.

다만 2.5배라는 말에 너무 기대하진 마세요. 1.65g은 밥 100숟가락 가운데 2숟가락도 안 되는 몫이에요. 나머지 대부분은 여전히 잘 소화되는 전분이에요.

다시 데우면 효과가 사라지지 않나요?

많이들 걱정하는 부분이에요. 연구팀 설명에 따르면 식으면서 뭉친 부분 가운데 일부는 40~60도에서 다시 풀려요. 하지만 다른 일부는 117도가 넘어야 풀려요. 물이 끓는 100도보다 높은 온도라서, 집에서 밥을 데우는 정도로는 이 단단한 부분까지 다 풀리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실제로 하루 냉장했다 데운 밥이 실온에 둔 밥보다도 소화 안 되는 전분이 많았어요.

사람에게 먹여 본 결과도 있어요. 같은 연구팀은 건강한 어른 15명에게 아침으로 갓 지은 밥과 '하루 냉장했다 데운 밥'을 날을 바꿔 125g씩 먹게 했어요. 데운 밥을 먹었을 때 두 시간 동안 오른 혈당의 총량이 약 18% 적었어요. 예를 들면 갓 지은 밥으로 혈당이 열 칸 올랐다면, 데운 밥은 여덟 칸 남짓 오른 셈이에요.

폴란드 연구팀은 인슐린 펌프를 쓰는 1형 당뇨인 32명에게 비슷한 실험을 했어요. 하루 냉장한 밥을 뜨거운 물에 3분 담가 데워 먹었더니, 혈당이 가장 높이 오른 폭이 약 70mg/dL에서 약 49mg/dL로 줄었어요. 예를 들면 식전 혈당이 100이던 사람이 170까지 오르던 것이 150쯤에서 멈춘 셈이에요. 두 실험 모두 데워 먹어도 식힌 효과가 다 사라지지는 않았어요.

얼려 둔 밥이나 차갑게 먹는 밥은요?

얼린 밥 이야기를 하려면 점수 하나를 알아 두면 좋아요.

혈당지수(GI) — 같은 양의 탄수화물을 먹었을 때 혈당이 얼마나 빨리, 많이 오르는지를 포도당 물을 마셨을 때와 견준 점수예요. 숫자가 클수록 혈당이 가파르게 올라요.

중국 연구팀은 우리 밥과 비슷한 찰진 쌀(자포니카 품종)로 밥을 지어 냉장고와 냉동실에 보관했어요. 그리고 사람에게 먹이지 않고 시험관에서 소화 효소로 얼마나 빨리 분해되는지 재서 혈당지수를 추정했어요. 갓 지은 밥은 91이었고, 영하 20도에 4주 얼린 밥은 86이었어요. 낮아지긴 했지만 연구팀은 모든 밥이 여전히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에 속한다고 정리했어요. 냉동실보다 냉장고에서, 오래 둘수록 변화가 조금 더 컸어요.

차갑게 먹으면 어떨까요? 캐나다 연구팀은 건강한 어른 40명에게 따뜻한 밥과 냉장고에서 하룻밤 식힌 밥을 데우지 않고 먹게 했어요. 그랬더니 두 밥의 혈당지수가 사실상 같았어요. 몸이 소화해 낸 전분도 100숟가락 중 93~94숟가락으로 거의 같았어요.

누가어떤 밥결과
인도네시아냉장 하루, 데움혈당 약 18% 덜 오름
폴란드냉장 하루, 데움오른 폭 약 3분의 1 줄어
캐나다냉장 하룻밤, 찬 채로차이 없음
중국냉동 4주, 시험관91에서 86으로

표처럼 결과가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아요. 식혀서 덜 오른 실험도 있고, 차이가 없던 실험도 있어요.

밥 한 공기로 치면 얼마나 차이 날까요?

예를 들면 밥 한 공기를 200g으로 잡아 볼게요. 인도네시아 연구의 숫자로 계산하면 식혔다 데운 밥에서 늘어나는 소화 안 되는 전분은 약 2g이에요. 같은 밥 한 공기의 탄수화물은 약 68g이에요. 탄수화물 100숟가락 중 3숟가락쯤이 소화를 비켜 가는 셈이에요.

그러니 식힌 밥 한 공기도 여전히 밥 한 공기예요. 식힌 밥이라고 반 공기를 더 먹으면 탄수화물이 34g쯤 더해져요. 줄어든 2g보다 10배 넘게 많아요.

반대로 이 작은 차이가 문제가 되는 사람도 있어요. 폴란드 실험에서는 평소처럼 인슐린을 맞고 식힌 밥을 먹었더니, 3시간 안에 저혈당(혈당이 너무 떨어진 상태)이 온 사람이 32명 중 12명이었어요. 갓 지은 밥을 먹은 날엔 3명이었어요. 열 명 중 한 명꼴에서 네 명꼴로 늘어난 셈이에요. 연구팀도 같은 인슐린 양이면 저혈당 위험이 커진다고 적었어요.

그럼 냉동 밥만 먹으면 될까요?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에요. 아직 모르는 점이 많아요.

  • 전자레인지로 데운 냉동 밥이나 상온 즉석밥을 사람에게 먹여 잰 연구는 찾지 못했어요. 실험에서는 밥솥, 뜨거운 물, 찜통으로 데웠어요.
  • 실험에 참여한 사람은 대부분 10~40명의 건강한 젊은 어른이었어요. 당뇨인 실험은 인슐린을 쓰는 1형 당뇨인 실험 하나였고, 혈당이 높은 중장년이나 2형 당뇨인에게도 같을지는 몰라요.
  • 쌀 품종과 밥 짓는 법이 연구마다 달랐어요. 몰도바 연구팀은 석 달 얼린 밥의 혈당지수가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고 했지만, 10명뿐이었고 밥을 죽처럼 묽게 지었어요. 우리 밥과 비슷한 쌀은 시험관 실험에서만 쓰였고 변화도 작았어요.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나요?

  • 밥은 지은 뒤 한 김 나가면 한 공기씩 나눠 담아 냉동실에 넣으세요. 데워 먹어도 식힌 효과가 다 사라지진 않았고, 무엇보다 한 공기씩 담아 두면 양을 지키기 쉬워요.
  • 밥을 실온에 오래 두지 마세요. 인도네시아 연구팀도 실온에 오래 둔 밥은 세균이 불어나 식중독 위험이 커진다고 적었어요.
  • 일부러 차갑게 먹을 필요는 없어요. 캐나다 실험에서 찬 밥은 따뜻한 밥과 차이가 없었어요. 따뜻하게 데워 드세요.
  • 김밥은 밥을 식혀 싸지만 식히는 시간이 짧아요. 몰도바 실험에서 실온에 6시간 둔 밥은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어요. 김밥을 '혈당 덜 오르는 음식'으로 기대하진 말고, 싼 김밥은 그날 드세요.
  • 주먹밥은 예를 들면 전날 냉장해 둔 밥을 데워 만들면 실험과 비슷한 조건이 돼요. 다만 한 개에 밥이 얼마나 들었는지가 더 중요해요.
  • 혈당 측정기를 쓰는 분은 같은 반찬에 같은 양으로, 갓 지은 밥과 데운 밥을 각각 먹고 두 시간 뒤 혈당을 재서 견줘 보세요.

이런 분은 주의하세요. 인슐린이나 혈당을 낮추는 약을 쓰는 분은 밥을 바꿨다고 약 양을 스스로 바꾸지 마세요. 같은 양을 맞고 식힌 밥만 먹으면 저혈당이 올 수 있어요. 밥 종류를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상온 즉석밥도 식힌 밥처럼 혈당이 덜 오르나요?
아직 몰라요. 이 글에 나온 실험은 모두 직접 지은 밥을 냉장하거나 얼린 경우예요. 즉석밥을 사람에게 먹여 견준 연구는 찾지 못했어요.

Q. 냉장고에 두는 게 나아요, 냉동실이 나아요?
시험관 실험에서는 냉장고 쪽 변화가 조금 더 컸지만 차이는 작았어요. 혈당 때문에 고를 정도는 아니에요. 오래 두고 먹을 밥이라면 한 공기씩 얼려 두는 편이 편해요.

Q. 식은 밥은 살도 덜 찌나요?
소화를 비켜 가는 몫만큼 조금 덜 흡수될 수는 있어요. 하지만 한 공기에서 약 2g이라 몸무게로 보일 만한 차이로 보긴 어려워요. 살이 걱정이라면 밥 양을 줄이는 쪽이 훨씬 확실해요.

💡 이릿 팁
식생활 기록에 밥을 남길 때 '한 공기', '반 공기'처럼 양까지 적어 보세요. 일주일만 모아 봐도 데운 밥인지 갓 지은 밥인지보다, 한 끼에 밥을 얼마나 먹는지가 먼저 눈에 들어와요.

※ 연구 내용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글이에요.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지병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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