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릿톡 매거진
물병 들고 챙겨 마시는 물, 많이 마실수록 좋을까?
하루 물 2리터를 누구나 꼭 채워야 한다는 근거는 없고, 필요한 양은 몸집과 날씨, 움직인 양에 따라 사람마다 달라요. 우리가 먹는 물의 절반 가까이는 밥, 국, 김치, 과일 같은 음식에서 오고, 커피와 차도 물처럼 몸에 남았어요. 물병 목표를 억지로 채우기보다 목마를 때 바로 마시고, 끼니마다 물 한 컵을 곁들여 보세요.
책상 위에 1리터짜리 물병을 두고, 휴대폰 알림이 울릴 때마다 한 모금씩 마셔요. 오후가 되면 목표를 못 채운 게 마음에 걸려 한꺼번에 들이켜고, 화장실을 몇 번이나 오가요. 하루 2리터는 꼭 채워야 할까요? 커피는 물로 치지 않는다는 말도 자주 들려요. 최근 연구와 2025년에 새로 나온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으로 하나씩 확인해 봤어요.
하루 2리터는 어디서 나온 숫자일까요?
여러 나라 연구진이 생후 8일 아기부터 96세 어르신까지 5천6백여 명의 몸을 드나드는 물을 재 봤어요. 몸에 표시가 되는 특별한 물을 조금 마시게 한 뒤, 그 물이 얼마나 빨리 빠져나가는지로 계산했어요. 연구진은 하루 여덟 잔, 약 2리터를 마시라는 흔한 권고가 객관적인 근거로 뒷받침되지 않는다고 썼어요. 그리고 모두에게 맞는 한 가지 정답은 없다고 결론 내렸어요.
물 교체량(water turnover)
하루 동안 몸에 들어왔다 나간 물의 총량이에요. 마신 물뿐 아니라 음식 속 물, 몸이 영양소를 태우면서 스스로 만든 물까지 모두 들어가요. 그래서 마셔야 할 양과는 같지 않아요.
온화한 날씨에 사는 20세, 70kg 남성이라면 물 교체량은 하루 3.2리터쯤으로 계산됐어요. 같은 조건의 60kg 여성은 2.7리터였어요. 그럼 3리터를 마셔야 하냐면 그렇지 않아요. 이 가운데 약 10%는 몸이 스스로 만든 물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마신 것과 먹은 음식에서 함께 들어와요.
사람마다 차이도 컸어요. 기온이 30도쯤 되는 곳에서는 약 1리터가 늘었고, 운동선수도 약 1리터가 많았어요. 500mL 생수로 치면 두 병이에요. 반대로 80세는 30세보다 0.7리터쯤 적었어요.
물병으로 다 채워야 할까요?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이 차이를 숫자로 보여 줘요. 이 기준은 물 목표를 음식 속 물까지 더한 총량으로 정해요. 그 안에서 마시는 몫(물, 음료, 우유)은 따로 적어 뒀어요.
| 19~29세 | 남성 | 여성 |
|---|---|---|
| 하루 총량 | 2,600mL | 2,100mL |
| 마실 것 | 1,200mL | 1,000mL |
| 음식 속 물 | 1,400mL | 1,100mL |
예를 들면 머그잔 한 잔을 200mL로 치면, 20대 남성이 마실 몫은 6잔, 여성은 5잔쯤이에요. 2리터 물병의 절반을 조금 넘는 양이에요. 나머지는 밥, 국, 반찬, 과일이 채워요.
실제로 이 기준에서 20대 남성의 음식 속 물은 1,400mL로, 맨물 마시는 양(959mL)보다 많았어요. 한국인에게 음식 속 물을 가장 많이 주는 식품은 배추김치였고, 사과와 달걀, 돼지고기, 양파가 뒤를 이었어요. 국과 김치를 곁들인 한 끼가 이미 물 한 컵 몫을 해요. 다만 이 음식 속 물은 직접 잰 값이 아니라, 하루에 먹는 열량으로 계산한 값이에요.
물을 더 마시면 실제로 좋아지는 게 있을까요?
미국 연구진이 사람들에게 물을 더 마시게 하고 결과를 본 실험 18편을 모아 봤어요. 10편은 좋아진 점이 하나 이상 있었고, 8편은 효과가 없었어요. 연구진도 공식 권고량들의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고 적었어요.
효과가 가장 또렷한 쪽은 콩팥 돌(신장결석)이었어요. 결석을 한 번 겪은 사람들에게 소변이 하루 2리터 넘게 나오도록 물을 마시게 했더니, 5년 동안 다시 생긴 사람이 100명 중 12명꼴이었어요. 평소대로 지낸 쪽은 27명꼴이었어요. 절반 넘게 줄어든 셈이에요.
방광염이 자주 재발하던 여성 가운데 평소 물을 적게 마시던 사람들이 하루 1.5리터를 더 마시자, 1년 동안 방광염이 평균 1.5번 덜 생겼어요. 식사 전에 물 500mL를 마시게 한 실험 세 편에서는 살도 더 빠졌어요. 배가 먼저 차거나, 단 음료 대신 물을 마시게 돼서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봤어요. 효과가 분명했던 곳은 대부분 이미 병이 있던 사람들이었어요.
많이 마실수록 더 좋을까요?
평소처럼 밥을 먹는 건강한 사람이 물을 오래 많이 마셔서 탈이 났다는 보고는 거의 없어요. 그래서 한국 기준에는 물 상한선이 없어요. 몸은 기온과 마신 양에 맞춰 내보내는 양을 스스로 조절해요.
문제는 짧은 시간에 몰아 마실 때예요. 콩팥이 한 시간에 내보낼 수 있는 물은 0.7~1.0리터 정도예요. 500mL 생수 두 병이 한 시간 동안 콩팥이 처리할 수 있는 최대치 근처라는 뜻이에요.
물 중독(저나트륨혈증)
몸속 물이 너무 많아져 피 속 소금기(나트륨)가 지나치게 옅어진 상태예요. 머리가 아프고 메스꺼울 수 있고, 심하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요.
마라톤처럼 오래 운동할 때가 대표적이에요. 연구들을 정리해 보니 운동 중 물 중독은 주로 땀으로 잃은 것보다 더 많이 마셔서 운동 뒤 몸무게가 오히려 늘 때 생겼어요. 덩치가 작을수록, 오래 달릴수록 잘 생겼어요.
그럼 물을 일부러 챙길 필요는 없을까요?
목마를 때 마시면 대부분은 충분해요. 다만 아직 모르는 점이 있어요.
- 물 교체량 연구는 몸을 드나든 물을 잰 거예요. 얼마를 마셔야 가장 건강한지, 참가자들의 몸속 물이 넉넉했는지는 재지 않았어요.
- 물을 더 마시게 한 실험은 대부분 수십 명 규모였고, 효과가 뚜렷한 쪽은 결석이나 방광염이 있던 사람들이었어요. 건강한 사람이 2리터를 채우면 좋아지는지는 아직 몰라요.
- 한국인 10명 중 6명 넘게(63.9%) 물 기준에 못 미쳤어요. 하지만 기준보다 조금 적다는 뜻이지, 몸에 물이 모자란 상태라는 뜻은 아니에요.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나요?
- 목마르면 미루지 말고 바로 마시세요. 커피, 차, 우유도 마실 몫에 들어가요.
- 끼니마다 물 한 컵을 곁들이세요. 세 끼면 머그잔 3잔, 600mL예요. 국, 김치, 과일이 나머지를 채워요.
- 살을 빼는 중이라면 밥 먹기 전에 500mL 생수 한 병을 먼저 마셔 보세요. 단 음료를 물로 바꾸면 더 좋아요.
- 덥거나 운동한 날에는 500mL 생수 두 병쯤 더 마시세요. 다만 운동 뒤 몸무게가 늘 만큼 마시지는 마세요.
- 한 시간에 1리터 넘게 몰아 마시지 마세요. 물병 목표를 채우려고 저녁에 한꺼번에 마시는 습관이 여기에 해당해요.
- 75세 이상 부모님은 목이 안 말라도 식사와 약 드실 때마다 한 컵씩 챙겨 드리세요. 나이가 들면 갈증만으로는 모자랄 수 있어요.
이런 분은 주의하세요
콩팥병이나 심장병으로 물 양을 제한받고 있다면 의료진이 정해 준 양을 따르세요. 결석을 겪은 적이 있다면 반대로 더 많이 마시라고 권하는 경우가 많으니, 목표량을 의료진과 정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커피는 소변으로 다 빠져나가서 물로 안 친다던데요?
일본 연구진이 가볍게 땀을 흘린 사람들에게 물, 녹차, 카페인을 넣은 물을 마시게 했더니, 2시간 뒤 몸에 남은 비율이 각각 52%, 51%, 48%로 차이가 없었어요. 녹차 회사가 지원한 연구라는 점은 감안하세요.
Q. 물을 많이 마시면 살이 빠지나요?
물이 지방을 태우는 건 아니에요. 밥 먹기 전에 마시면 배가 먼저 차서 덜 먹게 될 수 있어요. 청소년 대상 실험에서는 효과가 없었는데, 실제로 더 마신 양이 적었어요.
Q. 소변 색으로 알 수 있나요?
소변 양과 색깔은 몸속 물 상태를 보는 지표 중 하나예요. 다만 몇 번째 색이면 괜찮다는 기준은 이번에 찾은 최근 자료로는 확인하지 못했어요. 평소보다 진하고 양이 적다면 한 컵 마셔 보세요.
💡 이릿 팁
식생활 기록에 끼니 사진을 남길 때 물이나 국, 과일이 함께 있는지 살펴보세요. 끼니마다 한 컵이 보이면 따로 물병 목표를 세우지 않아도 돼요.
※ 연구 내용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글이에요.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지병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참고문헌
- Yamada Y, Zhang X, Henderson MET 외. Variation in human water turnover associated with environmental and lifestyle factors. Science 2022;378(6622):909-915
- Hakam N, Guzman Fuentes JL, Nabavizadeh B 외. Outcomes in Randomized Clinical Trials Testing Changes in Daily Water Intake: A Systematic Review. JAMA Network Open 2024;7(11):e2447621
-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25
- Takamata A, Oka A, Nagata M 외. Effect of fluid replacement with green tea on body fluid balance and renal responses under mild thermal hypohydration: a randomized crossover study. 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2023;62(8):3339-3347
- Seal AD, Kavouras SA. A review of risk factors and prevention strategies for exercise associated hyponatremia. Autonomic Neuroscience 2022;238:102930
- 표지 사진: Glass of water ouside · Kurt Kaiser, CC0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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