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릿톡 매거진
겨울마다 한 상자씩 사는 귤,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될까?
귤에 든 비타민 C를 영양제로 꾸준히 먹어도 보통 사람은 감기에 덜 걸리지 않았지만, 감기를 조금 가볍게 넘기는 것과는 관련이 있었어요. 감기 연구에 쓰인 양은 귤 마흔 개쯤에 해당하는 영양제였고, 하루 권장량은 귤 네 개면 거의 채워져요. 귤은 주스 대신 하루 두세 개를 통째로 까서 먹고, 손바닥이 노래지면 놀라지 말고 개수를 줄여 보세요.
퇴근길 마트 입구에 귤 상자가 쌓여 있어요. 한 상자를 들고 오면 겨울 내내 식탁 위 바구니가 비지 않아요. "귤을 많이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는 말도 함께 따라와요. 정말 그럴까요? 하루에 몇 개쯤이 알맞고, 손바닥이 노래지는 건 괜찮은 걸까요? 최근 연구와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으로 하나씩 확인해 봤어요.
귤을 먹으면 감기에 덜 걸릴까요?
귤 하면 비타민 C, 비타민 C 하면 감기가 떠올라요. 핀란드와 호주 연구진은 그동안 나온 비타민 C 감기 실험들을 모아 2025년에 정리했어요. 실험은 대부분 하루 1g 이상의 비타민 C 영양제를 꾸준히 먹게 하고, 가짜 약을 먹은 사람과 견준 거예요.
결과는 두 갈래였어요. 보통 사람들은 비타민 C를 꾸준히 먹어도 감기에 걸리는 횟수가 줄지 않았어요. 반면 몸을 아주 고되게 쓰는 사람들을 본 실험 5개에서는 감기에 걸린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어요.
대신 다른 효과가 보였어요. 실험 15개, 6,244명을 모아 보니 꾸준히 먹은 쪽은 감기가 15% 가볍게 지나갔어요. 예를 들어 감기로 힘든 정도를 100이라고 하면 85쯤으로 줄어든 셈이에요. 같은 연구진의 2023년 분석에서는 가벼운 증상이 이어진 기간은 뚜렷하게 줄지 않았고, 심한 증상이 이어진 기간이 줄었어요.
정리하면 귤이 감기를 막아 주는 방패는 아니에요. 다만 비타민 C를 꾸준히 채우는 것은 감기를 조금 가볍게 넘기는 것과 관련이 있었어요.
귤 몇 개면 하루 비타민 C가 채워질까요?
식약처 식품영양성분 자료를 보면 생귤 100g에는 비타민 C가 약 31mg 들어 있어요. 껍질째 100g쯤 되는 귤 한 개를 예로 들면, 자료에 적힌 버리는 부분 20%를 빼고 먹는 부분은 약 80g이에요. 그러면 한 개에 비타민 C가 약 25mg이에요.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은 어른의 하루 권장량(권장섭취량)을 남녀 모두 100mg으로 정했어요. 귤 네 개면 거의 채워지는 양이에요.
하루 권장량(권장섭취량)
건강한 사람 대부분이 모자라지 않도록 정한 하루 섭취량이에요. 비타민 C는 하루 약 200mg을 먹으면 피 속 농도가 거의 꽉 차서, 그보다 더 먹어도 잘 오르지 않아요.
| 먹는 양 | 비타민 C | 견주면 |
|---|---|---|
| 귤 1개 | 약 25mg | 권장량의 4분의 1 |
| 귤 4개 | 약 98mg | 하루 권장량 |
| 귤 8개 | 약 196mg | 피 속 농도 꽉 참 |
| 감기 실험 | 1,000mg 이상 | 귤 약 40개 |
귤은 한국인이 비타민 C를 얻는 1위 식품이에요. 기준 자료는 100g당 함량만 보면 귤보다 높은 식품이 있지만, 우리가 귤을 워낙 자주 많이 먹어서 1위가 됐다고 적었어요. 그런데도 음식만으로 따지면 평균 74%가 필요량 기준에 못 미쳤어요. 10명 중 7명 넘게 모자랐다는 뜻이라, 귤 몇 개는 분명 보탬이 돼요.
반대로 감기 실험의 하루 1g은 귤 약 40개예요. 한 상자를 하루 이틀에 비워야 하는 양이라, 감기 실험 결과를 귤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려워요.
귤을 많이 먹으면 왜 손바닥이 노래질까요?
겨울에 귤을 한자리에서 여러 개 까먹다 보면 손바닥이 노르스름해질 때가 있어요. 귤껍질 물이 든 걸까요? 사실은 몸속에서 올라온 색이에요. 주인공은 귤 노랑 색소(베타-크립토잔틴)예요.
귤 노랑 색소(베타-크립토잔틴)
귤 같은 감귤류 과일에 많이 든 주황빛 색소예요. 먹으면 피를 타고 돌다가 피부에 쌓여 손바닥을 노랗게 물들일 수 있어요. 이렇게 피부가 노래지는 것을 카로틴혈증이라고 불러요.
싱가포르 연구진은 건강한 20~30대 아시아 여성 90명에게 귤 노랑 색소 캡슐을 하루 3mg 또는 6mg, 아니면 가짜 캡슐을 8주 동안 먹게 했어요. 6mg을 먹은 쪽은 피 속 농도가 가짜 쪽보다 20배 넘게 높아졌어요.
| 먹은 캡슐 | 인원 | 노래진 사람 |
|---|---|---|
| 가짜 캡슐 | 30명 | 0명 |
| 하루 3mg | 30명 | 1명 |
| 하루 6mg | 30명 | 5명 |
많이 먹을수록 노래진 사람이 늘었어요. 연구진은 피부가 노래진 것 말고는 이 색소 때문에 생긴 이상이 없었다고 적었어요. 노래진 피부는 해가 없는 상태라고 했고, 다만 황달로 잘못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어요. 연구진은 일본에서 농축 귤 주스로 이 색소를 먹게 한 실험에서도 피 속 농도가 크게 올랐다고 소개했어요.
하루 몇 개가 알맞을까요?
귤은 과일이라 당도 들어 있어요. 먹는 부분 80g짜리 한 개에는 당류가 약 6g, 열량은 약 31kcal예요. 네 개면 당류 약 26g, 열량 약 125kcal예요.
2025 기준은 과일의 당까지 포함한 전체 당을 하루 열량의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했어요. 예를 들어 하루 2,000kcal를 먹는 사람이라면 당 100g까지예요. 귤 네 개면 그 4분의 1쯤이라, 다른 간식과 음료의 당까지 생각하면 하루 두세 개가 넉넉한 선이에요.
주스로 마시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같은 기준은 농축과일주스를 설탕, 물엿과 함께 첨가당으로 분류하고 하루 열량의 10% 이내로 제한하라고 했어요. 식약처 자료에서 귤 주스 100g은 당류가 8.6g으로 생귤의 8.0g과 비슷했어요. 그런데 식이섬유는 1.6g에서 0.6g으로, 비타민 C는 31mg에서 2.5mg으로 줄었어요. 당은 그대로인데 좋은 성분만 빠진 셈이에요.
그럼 감기 기운이 있으면 비타민 C를 왕창 먹어야 할까요?
그렇게 단정하기는 일러요. 아직 모르는 점이 있어요.
- 감기에 걸린 뒤에 먹기 시작한 실험은 결과가 엇갈렸어요. 귤 자체를 먹고 감기를 지켜본 실험은 이번에 찾지 못했어요.
- 감기 횟수가 절반으로 준 실험은 몸을 아주 고되게 쓰는 사람들이었어요. 평범하게 생활하는 사람에게 그대로 옮길 수는 없어요.
- 동물 실험에서는 비타민 C가 감염을 막는 모습이 여러 번 보였어요. 하지만 사람 실험에서는 보통 사람의 감기 예방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어요. 동물 결과는 사람 결과가 아니에요.
- 임신 후기에 피 속 귤 노랑 색소가 높았던 엄마들은 혈압이 낮았다는 관찰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 실험에서 캡슐을 먹여 보니 혈압은 그대로였어요. 연구진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생활 습관이 함께 나타난 것일 수 있다고 적었어요. 같이 나타난 것과 원인은 달라요.
- 손바닥 실험은 평균 25세의 마른 건강한 여성만 참여했어요. 캡슐 원료를 만드는 회사가 연구비를 댔어요.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나요?
- 귤은 하루 두세 개를 간식으로 드세요. 세 개면 비타민 C 약 74mg으로 하루 권장량의 4분의 3쯤이에요.
- 나머지는 다른 과일과 채소로 채우세요. 100g당 비타민 C가 파프리카 92mg, 키위 87mg, 딸기 67mg으로 귤의 2~3배예요.
- 주스 대신 통째로 까서 드세요. 귤 주스 한 컵을 200g으로 치면 당류는 약 17g인데 비타민 C는 5mg 남짓이에요.
- 하루 열 개씩 먹는 날이 이어진다면 줄여 보세요. 열 개면 당류만 약 64g이에요.
- 비타민 C 영양제를 먹는다면 하루 2,000mg을 넘기지 마세요. 한국 기준이 정한 상한이에요.
- 손바닥이 노래졌다면 놀라지 말고 귤 개수를 줄여 보세요.
이런 분은 주의하세요
당뇨병으로 과일 양을 조절하고 있다면 귤도 개수를 세어 의료진과 정한 양 안에서 드세요. 콩팥 질환으로 과일이나 칼륨을 줄이라는 안내를 받았다면 귤도 예외가 아니에요. 귤을 줄였는데도 노란빛이 이어지거나 몸이 안 좋다면 진료를 받아 보세요. 피부가 노래지는 것은 황달과 헷갈릴 수 있어요.
자주 묻는 질문
Q. 감기에 걸린 뒤 비타민 C 영양제를 많이 먹으면 빨리 낫나요?
걸린 뒤에 먹기 시작한 실험은 결과가 엇갈렸어요. 한국 기준은 하루 상한을 2,000mg으로 정했고, 하루 3~4g에서는 배탈 같은 장 문제가 나타났다고 적었어요. 많이 먹기 전에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세요.
Q. 하루 열 개 먹으면 안 되나요?
열 개면 당류 약 64g, 열량 약 310kcal예요. 하루 2,000kcal를 먹는 사람이라면 전체 당 한도의 3분의 2쯤을 귤로만 채우는 셈이에요. 다른 간식과 음료까지 생각하면 많은 편이에요.
💡 이릿 팁
식생활 기록에 귤 개수를 남기면 하루 몇 개 먹었는지 한눈에 보여요. 한끼 추천에서 파프리카, 시금치처럼 비타민 C가 많은 채소가 든 메뉴를 골라 보고, 물가지도로 가까운 매장의 귤 상자 값을 견줘 보세요.
※ 연구 내용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글이에요.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지병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참고문헌
- Hemilä H, Chalker E. Vitamin C for the common cold and pneumonia. Pol Arch Intern Med 2025;135(1):16926
- Hemilä H, Chalker E. Vitamin C reduces the severity of common colds: a meta-analysis. BMC Public Health 2023;23(1):2468
- Tan KML, Chee J, Lim KLM 외. Safety, Tolerability, and Pharmacokinetics of β-Cryptoxanthin Supplementation in Healthy Women: A Double-Blind, Randomized, Placebo-Controlled Clinical Trial. Nutrients 2023;15(10):2325
- 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2025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귤, 온주밀감, 생것 / 귤 주스. 2026년 10월 19일 조회
- 표지 사진: Mandarins - whole and halved · Ivar Leidus,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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