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릿톡 매거진
다이어트 중인데 밤에 배고플 때, 뭘 먹어도 될까?
양이 적은 야식이라면 밤에 먹는다고 꼭 살로 가는 건 아니었어요. 한국 어른들을 몇 년 지켜보니 야식을 조금 먹은 사람은 안 먹는 사람과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고, 많이 먹은 사람만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았어요. 밤에는 배가 더 고프게 느껴지니, 라면 대신 삶은 달걀 한 개나 우유 한 컵을 그릇에 덜어 드세요.
밤 11시, 저녁을 가볍게 먹은 날이면 어김없이 배에서 소리가 나요.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다가 "지금 먹으면 다 살로 간다던데" 하며 물만 마시고 눕죠. 그러다 잠이 안 와서 결국 라면 물을 올린 밤도 있을 거예요. 밤에 먹는 건 정말 다 살로 갈까요? 꼭 먹어야 한다면 무엇을 얼마나 먹는 게 나을지, 최근 연구를 따라가 볼게요.
같은 음식도 밤에 먹으면 다를까요?
2022년 미국 보스턴의 한 병원 연구팀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어른들을 연구실에서 지내게 했어요. 한 번은 식사를 제때 주고, 다른 한 번은 똑같은 음식을 4시간쯤 늦춰서 줬어요. 먹는 양과 잠자는 시간, 움직임은 똑같이 맞췄어요.
늦게 먹은 날에는 배고프다고 답할 가능성이 약 10%에서 약 20%로 올라갔어요. 열 번 물으면 한 번 "배고파요" 하던 사람이 두 번 그렇게 답한 셈이에요.
몸이 쓰는 열량도 달랐어요. 늦게 먹은 날에는 깨어 있는 동안 쓰는 열량이 하루 59kcal쯤 적었어요. 우유 반 컵(100mL, 약 67kcal)에도 못 미치니 하루치로는 작은 양이에요.
연구팀은 피도 뽑아 봤어요. 늦게 먹은 날에는 깨어 있는 동안 배부름 신호(렙틴)가 더 낮게 나왔어요.
배부름 신호(렙틴) — 배가 부르다고 느끼게 돕는 호르몬이에요. 연구팀은 이 호르몬과, 반대로 배고픔을 부르는 호르몬을 함께 쟀어요.
눈여겨볼 점은 먹은 양이 똑같았는데도 이런 차이가 났다는 거예요. 연구팀은 음식을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평소 생활에서는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어요. 늦은 밤일수록 배가 더 고프니, 더 먹게 되기 쉽다는 뜻이에요.
그럼 문제는 시계일까요, 양일까요?
시계 쪽 근거부터 볼게요. 2024년 호주 연구팀은 식사 시간을 바꿔 본 실험 29개를 모아서 살펴봤어요. 그중 네 실험은 하루 열량은 같게 두고, 하루의 앞쪽에 더 많이 먹는 쪽과 뒤쪽에 더 많이 먹는 쪽을 견줬어요. 앞쪽에 더 많이 먹은 사람들이 12주 동안 1.75kg쯤 더 빠졌어요.
2L 생수 한 병보다 조금 가벼운 무게예요. 연구팀은 효과가 작고 근거도 탄탄하지 않다고 스스로 밝혔어요. 이 네 실험에는 여성만 참여했어요.
이번엔 양 쪽이에요. 2024년 한국 연구팀은 어른 9,474명을 평균 3.5년 동안 지켜봤어요. 밤 9시부터 11시 사이에 먹은 것을 야식으로 쳤어요. 야식을 먹던 사람들은 안 먹던 사람들보다 비만이 될 가능성이 약 20% 높았어요. 예를 들면 100명 중 10명이 비만이 된다면, 야식을 먹는 쪽은 12명꼴이에요.
그런데 야식의 양으로 나눠 보니 그림이 달라졌어요.
| 야식 습관 | 비만 가능성 |
|---|---|
| 안 먹는 사람 | 기준 |
| 조금 먹는 사람 | 기준과 비슷 |
| 많이 먹는 사람 | 약 26% 높음 |
야식을 조금 먹는 사람들은 안 먹는 사람들과 뚜렷한 차이가 없었어요. 많이 먹는 사람들만 가능성이 높았어요. 예를 들면 100명 중 10명이던 것이 12~13명으로 느는 정도예요. 하루에 먹는 전체 열량을 함께 따져도 결과는 그대로였어요.
정리하면 시계의 영향은 있어도 작았고, 한국 자료에서 더 눈에 띈 건 야식의 양이었어요.
작은 야식은 큰 야식과 다를까요?
작은 야식을 따로 시험한 연구들도 있어요. 2021년 미국 연구팀은 잠들기 30분 전에 단백질을 먹게 한 실험 11개를 모아 봤어요. 대부분 천천히 소화되는 단백질(카제인) 24~48g을 탄 음료였어요. 삶은 달걀 세 개에서 여섯 개에 든 단백질과 비슷한 양이에요.
결과를 보면 다음 날 식욕이나 몸이 쓰는 열량에 미친 영향은 작거나 없었어요. 살이 빠진다는 뜻은 아니에요. 자기 전에 단백질을 조금 먹는다고 다음 날 몸이 눈에 띄게 달라지지는 않았다는 정도예요.
이 연구팀이 소개한 2013년 실험도 있어요. 건강한 젊은 여성들이 밤에 200kcal쯤 되는 간식을 먹었는데, 탄수화물과 지방이 대부분이었어요. 삶은 달걀 두 개보다 조금 많은 열량이에요. 몸무게와 쓰는 열량은 그대로였지만, 지방을 태우는 양은 줄었어요. 작은 야식이라도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실마리예요.
그럼 집이나 편의점에서 쉽게 구하는 야식은 열량이 얼마나 될까요? 식약처 영양성분 자료로 한 번 먹는 양만큼 계산해 봤어요.
| 야식 | 양 | 열량 | 단백질 |
|---|---|---|---|
| 삶은 달걀 | 1개(60g) | 87kcal | 8g |
| 두부 | 80g | 78kcal | 8g |
| 흰 우유 | 1컵(200mL) | 134kcal | 6g |
| 플레인 요거트 | 100g | 86kcal | 5g |
| 바나나 | 100g | 77kcal | 1g |
| 방울토마토 | 100g | 25kcal | 1g |
| 라면 | 1그릇(550g) | 451kcal | 9g |
표의 양은 식약처 영양 교육 자료가 한 번 분량으로 잡은 무게예요. 방울토마토는 정해진 분량이 없어 100g으로 맞췄고, 우유는 100mL를 100g으로 보고 계산했어요. 라면은 집에서 끓인 한 그릇 기준이에요. 한 그릇 열량이 삶은 달걀 다섯 개와 비슷해요.
그럼 밤에 먹어도 마음 놓아도 될까요?
아직은 일러요. 모르는 게 꽤 남아 있어요.
- 미국 실험은 16명이 연구실에서 지내며 엿새 치를 살펴본 짧은 실험이에요. 여성은 5명뿐이었고, 늦게 먹는 생활을 오래 하면 실제로 살이 찌는지는 보지 않았어요.
- 한국 연구는 '같이 나타났다'까지만 보여 줘요. 야식이 비만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어요. 식사는 하루치를 한 번 물어본 게 전부였고, 논문에 '조금'과 '많이'를 가른 열량 기준도 적혀 있지 않아요.
- 단백질 실험은 대부분 음료로 했어요. 달걀이나 두부 같은 음식을 밤마다 먹으면 어떤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어요.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에게서는 식욕 결과도 엇갈렸어요.
밤에 일하는 분에게 어떨지도 아직 몰라요. 미국 실험은 최근 1년 안에 교대 근무를 한 사람을 뺐고, 한국 연구에는 교대 근무 자료가 없었어요.
그러니 "밤에 먹으면 무조건 찐다"도, "조금은 괜찮다고 밝혀졌다"도 아직은 아니에요. 지금까지는 양이 적을수록 걱정이 작다는 쪽에 가까워요.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나요?
- 하루 먹을 양을 앞쪽 끼니에 더 실어 보세요. 실험에서 하루의 앞쪽에 더 많이 먹은 사람들이 조금 더 빠졌어요.
- 야식은 한 가지만, 한 번 분량으로 드세요. 삶은 달걀 한 개는 87kcal로 라면 한 그릇의 5분의 1쯤이에요.
- 봉지째 먹지 말고 그릇에 덜어 드세요. 늦은 밤에는 배고픔이 더 크게 느껴져서 양이 늘기 쉬워요.
- 단백질이 든 것부터 고르세요. 삶은 달걀 한 개의 단백질은 8g으로 라면 한 그릇(9g)과 비슷한데, 열량은 훨씬 낮아요.
- 달콤한 게 당기면 과일이나 채소를 꺼내세요. 방울토마토 100g은 25kcal, 바나나 100g은 77kcal로 삶은 달걀 한 개보다 낮아요.
- 라면처럼 한 끼만 한 야식은 가끔만 드세요. 먹는 날에는 반만 끓이거나 둘이 나누면 열량도 절반이에요.
편의점이라면 삶은 달걀, 흰 우유, 플레인 요거트부터 찾아보세요. 요거트는 제품마다 당류가 달라서 뒷면 영양 표시를 확인하는 게 좋아요. 치킨이 당기는 밤이라면 이릿톡의 '치킨 시키는 날, 어떤 메뉴가 덜 부담될까?' 글도 함께 읽어 보세요.
당뇨로 약을 먹거나 인슐린을 맞는 분은 밤 간식을 바꾸기 전에 주치의와 상의하세요. 밤마다 먹는 걸 멈추기 어려워 괴롭다면 혼자 참지 말고 의료진과 이야기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몇 시 이후에는 먹으면 안 되나요?
딱 정해진 시각은 연구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미국 실험에서는 늦게 먹은 날에도 마지막 식사를 잠들기 2시간 반 전에 시작했어요. 시각을 따지기 전에 양부터 챙겨 보세요.
Q. 그릭요거트는 왜 표에 없어요?
제품마다 차이가 너무 커서예요. 식약처 자료에서 플레인·무가당 그릭요거트 제품 여섯 개를 골라 보니 100g에 60kcal부터 214kcal까지였어요. 가장 높은 제품은 가장 낮은 제품의 세 배가 넘어요. 당류도 2g이 안 되는 것부터 15g까지 여덟 배 넘게 벌어졌으니, 뒷면 영양 표시를 보고 고르세요.
Q. 그냥 참고 자는 게 제일 낫지 않나요?
참을 만하면 그게 가장 간단해요. 하지만 너무 배고파서 새벽에 더 많이 먹게 된다면 작은 야식이 나을 수 있어요. 한국 연구에서도 조금 먹는 사람들은 안 먹는 사람들과 뚜렷한 차이가 없었어요.
💡 이릿 팁
야식을 먹은 날은 식생활 기록에 사진 한 장 남겨 보세요. 일주일 뒤에 보면 밤에 몇 번, 무엇을 먹었는지 한눈에 보여요. 달걀, 두부, 우유는 물가지도에서 가까운 가게 가격을 견줘 보고 미리 사 두면 밤에 배달 앱을 덜 열게 돼요.
※ 연구 내용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글이에요.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지병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참고문헌
- Vujović N, Piron MJ, Qian J 외. Late isocaloric eating increases hunger, decreases energy expenditure, and modifies metabolic pathways in adults with overweight and obesity. Cell Metabolism 2022;34(10):1486–1498
- Liu HY, Eso AA, Cook N, O'Neill HM, Albarqouni L. Meal Timing and Anthropometric and Metabolic Outcom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AMA Network Open 2024;7(11):e2442163
- Lyu J, Lee K, Jung S, Park YJ. Associations of meal timing and sleep duration with incidence of obesity: a prospective cohort study. The Journal of Nutrition, Health and Aging 2024;28(6):100220
- Dela Cruz J, Kahan D. Pre-Sleep Casein Supplementation, Metabolism, and Appetite: A Systematic Review. Nutrients 2021;13(6):1872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식생활 향상을 위한 성인 영양지수 교육자료(균형편)
- 표지 사진: Tomatoes in a punching metal bowl · Hahifuheho, CC0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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