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릿톡 매거진
술 마실 때 안주, 뭘 골라야 그나마 덜 부담될까?
안주는 안 먹는 것보다 먹는 게 낫고, 그중에서는 두부나 달걀처럼 덜 기름지고 든든한 안주가 그나마 나아요. 빈속보다 뭔가 먹고 마셨을 때 술기운이 덜 올랐지만, 튀김이나 삼겹살 한 접시는 두부김치보다 열량이 3배쯤 많았어요. 첫 잔 전에 두부나 달걀부터 먹고, 튀김은 여럿이 나눠 먹고, 술잔 사이사이 물을 마셔 보세요.
퇴근길에 "딱 한 잔만" 하고 들어간 술집이에요. 메뉴판을 펼치면 고민이 시작돼요. 빈속에 마시면 금방 취한다고 하고, 안주를 먹으면 살이 찐다고도 하죠. 그래서 안주 없이 맥주만 마시거나, 반대로 치킨 한 마리를 시키기도 해요. 오늘은 술 마실 때 안주가 몸속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고른다면 무엇이 그나마 나은지 알아볼게요.
안주를 먹으면 정말 덜 취할까요?
먼저 '취한 정도'를 재는 말부터 알아 둘게요.
술기운(혈중 알코올 농도) — 피 속에 술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를 나타낸 값이에요. 이 값이 높을수록 판단이 흐려지고 몸놀림이 둔해져요.
캐나다 연구팀이 건강한 어른 21명에게 실험을 했어요. 밤새 굶고 온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안 먹이거나, 세 가지 음식 중 하나를 먹인 뒤 보드카를 마시게 했어요. 그리고 숨으로 술기운을 90분 동안 쟀어요.
| 먹은 것 | 열량 | 술기운 꼭대기 |
|---|---|---|
| 빈속 | 0 | 100 |
| 짭짤한 과자 | 210kcal | 73 |
| 단백질 바 | 210kcal | 48 |
| 한 끼 식사 | 635kcal | 31 |
표의 숫자는 빈속일 때 가장 높이 오른 술기운을 100으로 놓고 다시 계산한 거예요. 세 음식 모두 빈속보다 낮았고, 한 끼 식사를 먹었을 때 가장 낮았어요. 연구팀도 어떤 음식이든 마시기 전에 먹으면 술기운이 덜 오른다고 정리했어요.
눈여겨볼 건 과자와 단백질 바예요. 열량은 똑같은데 단백질과 섬유질이 많은 바 쪽이 술기운을 훨씬 낮췄어요. 연구팀은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물수록 술이 몸에 흡수되는 속도도 늦어진다고 설명해요. 다만 이 단백질 바는 첫 저자가 지분을 가진 회사가 상품으로 개발하던 것이고, 연구비도 그 회사가 댔어요. 결과를 볼 때 이 점을 같이 기억해 두세요.
2023년 독일 연구팀은 예전 실험 세 건에서 잰 값을 모아 컴퓨터로 다시 계산해 봤어요. 음식을 먹은 상태에서는 몸이 술을 더 빨리 치웠어요. 예를 들면 소주 한 병쯤을 마셨을 때, 열 시간 동안 몸에 쌓인 술기운의 양이 빈속일 때보다 약 39% 적게 나왔어요. 열에 넷쯤이 줄어든 셈이에요. 연구팀은 이 차이가 주로 술을 치우는 속도가 빨라진 데서 왔다고 봤어요.
술을 마시면 왜 자꾸 더 먹게 될까요?
안주가 좋다니 마음껏 먹어도 될까요? 여기엔 반대쪽 이야기도 있어요.
호주 연구팀은 2019년에 술과 식사량을 견준 실험 22건을 모아서 살펴봤어요. 술을 마신 날에는 같은 자리에서 음식을 평균 약 82kcal 더 먹었어요. 삶은 달걀 한 개(87kcal)쯤이에요. 술의 열량까지 더하면 약 256kcal가 늘었어요. 예를 들면 한 주에 술자리가 두 번이면 삶은 달걀 여섯 개에 가까운 열량이 더해지는 셈이에요.
연구팀은 술로 들어온 열량만큼 음식을 덜 먹는 일은 없었다고 정리했어요. 술은 술대로, 안주는 안주대로 더해진다는 뜻이에요. 다만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은 18~37세로 젊은 편이었어요.
그러니까 안주는 먹되, 무엇을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해요.
어떤 안주가 그나마 나을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서 자주 시키는 안주의 성분을 찾아봤어요. 한 접시 양은 이 데이터베이스에 적힌 1회 양이에요.
| 안주 | 한 접시 | 열량 | 나트륨 | 단백질 |
|---|---|---|---|---|
| 두부부침 | 100g | 144kcal | 132mg | 12g |
| 두부김치 | 250g | 288kcal | 990mg | 19g |
| 족발 | 250g | 583kcal | 863mg | 65g |
| 닭튀김 | 300g | 903kcal | 1,245mg | 65g |
| 삼겹살구이 | 200g | 934kcal | 1,152mg | 45g |
닭튀김과 삼겹살구이는 한 접시가 두부김치의 3배쯤 되는 열량이에요. 족발은 단백질은 닭튀김만큼 많은데 열량은 3분의 2 정도였어요. 다만 표의 한 접시는 데이터베이스가 정한 양이라, 가게에서 실제로 나오는 양은 이보다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어요.
짠 정도도 같이 봐야 해요.
하루 기준치(1일 영양성분 기준치) — 어른 한 명이 하루에 먹는 양의 기준으로 삼는 숫자예요. 나트륨은 2,000mg이에요.
닭튀김 한 접시는 하루 기준치의 60%가 넘어요. 두부김치도 볶은 김치 때문에 하루 치의 절반쯤이었어요. 두부가 들었다고 다 싱거운 건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러니 두부김치를 고르더라도 김치보다 두부 쪽에 젓가락이 더 가면 좋아요.
그럼 안주만 잘 고르면 괜찮을까요?
그렇지 않아요.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에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안전한 술의 양은 없다고 밝혔어요. 술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킨다고 확인된 물질로 분류돼 있고, 적어도 7가지 암과 관련이 있어요. 안주는 술기운이 오르는 속도를 늦출 뿐, 술 자체를 덜 해롭게 바꾸지는 못해요.
아직 모르는 점도 많아요.
- 캐나다 실험은 21명이 밤새 굶은 상태에서 보드카를 한 번 마신 결과예요. 저녁 내내 이어지는 술자리와는 달라요. 숨으로 90분만 쟀어요.
- 독일 연구는 새로 사람을 모은 게 아니라 옛 실험 자료로 계산한 결과예요. 참가자 72명 중 여성은 12명뿐이었어요.
- 두부김치와 치킨처럼 실제 우리 안주를 놓고 술기운을 견준 연구는 찾지 못했어요. 이 글의 '그나마 나은 안주'는 실험 결과와 성분표를 이어 본 짐작이에요.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나요?
- 첫 잔보다 안주를 먼저 드세요. 앞의 실험에서도 마시기 직전에 먹었어요.
- 첫 접시는 두부, 달걀, 생선처럼 덜 기름진 걸로 골라 보세요. 예를 들면 삶은 달걀 2개에 단백질이 약 16g 들어 있어요.
- 튀김과 삼겹살은 끊지 않아도 돼요. 대신 치킨은 반 마리만 시키거나 여럿이 나눠 먹고, 삼겹살 추가 주문은 한 번 쉬어 보세요. 빈자리는 쌈 채소나 오이 같은 채소로 채우면 좋아요.
- 마른오징어나 노가리를 시켰다면 접시에 조금만 덜어 두세요. 아래 질문에서 보듯 기름은 적어도 꽤 짜요.
- 술잔 사이사이 물을 한 잔씩 두세요. 물을 마시는 동안은 술잔도 쉬어요.
- 안주를 든든히 먹었어도 운전은 안 돼요. 술기운이 늦게 오를 뿐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간 질환이 있거나 약을 먹고 있는 분, 의료진에게 술을 줄이라는 말을 들은 분은 안주를 고르기 전에 술의 양부터 줄이세요.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코올 연구소(NIAAA)도 어디까지 마셔야 위험해지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고, 먹는 약과 먹은 음식의 양도 그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해요.
자주 묻는 질문
Q. 안주를 많이 먹으면 술을 더 마셔도 되나요?
아니에요. 안주는 술기운이 오르는 속도를 늦출 뿐이에요. 마신 술의 양은 그대로예요. 나이와 성별, 마시는 속도에 따라서도 술이 위험해지는 선이 사람마다 달라요.
Q. 땅콩이나 견과류는 괜찮은 안주인가요?
단백질은 있지만 열량이 높아요. 볶은 땅콩은 100g에 567kcal예요. 예를 들면 한 줌(30g)만 먹어도 170kcal쯤이에요. 소금을 덜 친 것으로 한 줌만 덜어 드세요.
Q. 마른오징어나 노가리는 기름이 없으니 괜찮지 않나요?
기름은 적고 단백질은 많지만 꽤 짜요. 마른오징어는 100g에 나트륨이 1,009mg으로 하루 기준치의 절반쯤이에요. 노가리도 100g에 576mg이에요. 찢어서 접시에 조금만 덜고, 고추장이나 마요네즈 소스는 살짝만 찍어 드세요.
💡 이릿 팁
술 약속이 있는 날엔 식생활 기록에 안주 사진을 한 장 남겨 보세요. 다음 술자리 전에 지난 기록을 넘겨 보면 튀김 접시가 몇 번이었는지, 두부나 달걀 안주를 언제 골랐는지 한눈에 보여요.
※ 연구 내용을 쉽게 풀어 소개하는 글이에요.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아요. 지병이 있다면 식단을 바꾸기 전에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참고문헌
- Fisher JM, Wolever TMS, Campbell JE 외. Effect of a Snack Bar Optimized to Reduce Alcohol Bioavailability: A Randomized Controlled Clinical Trial in Healthy Individuals. Journal of Medicinal Food 2020;23(4):432–439
- Büsker S, Jones AW, Hahn RG 외. Population Pharmacokinetics as a Tool to Reevaluate the Complex Disposition of Ethanol in the Fed and Fasted States. Journal of Clinical Pharmacology 2023;63(6):681–694
- Kwok A, Dordevic AL, Paton G, Page MJ, Truby H. Effect of alcohol consumption on food energy intak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2019;121(5):481–495
- Anderson BO, Berdzuli N, Ilbawi A 외. Health and cancer risks associated with low levels of alcohol consumption. Lancet Public Health 2023;8(1):e6–e700317-6)
- World Health Organization Regional Office for Europe. No level of alcohol consumption is safe for our health (news release). 2023
- 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 (NIAAA). Understanding the Dangers of Alcohol Overdose (fact sheet). 2025
-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
- 표지 사진: Dubu-kimchi 2 · Chloe Lim, CC BY 2.0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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